얼굴 없는 플레이어 얼티밋벳 사건

얼굴 없는 플레이어와 얼티밋벳의 3000핸드

2008년 1월 8일, 포커 동호인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포럼 '투플러스투'에 게시글 하나가 올라왔다. 최고 배당금이 걸린 하이 스태이크 테이블에서 말도 안 되는 승률을 거두는 플레이어가 있다는 제보였다. 이 글은 특정 플레이어가 상대의 홀 카드를 미리 보고 게임을 한다는 의혹의 시작점이 되었다.

온라인 포포커 판을 뒤흔든 체인점 형태의 이 모의는 2005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최소 3년 동안 은밀히 이어졌다. 모니터 너머에 앉은 피해자들은 자신이 상대하는 인물이 카지노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승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실시간으로 밝혀진 승률의 오차

포커 플레이어인 trambopoline과 dlpnyc21은 자신들의 핸드 기록을 대조하며 'NioNio'라는 계정을 추적했다. NioNio는 단 3000핸드를 치르는 동안 3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손실 없이 승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토너먼트 추적 사이트인 MyPokerIntel.com의 기록에서도 NioNio는 등록된 14번의 세션 중 13번을 승리하며 약 13만 5000달러를 인출해 갔다.

수학에 능통한 포커 플레이어 마이클 조셉은 데이터 추적 소프트웨어에 기록된 870개의 일반 계정과 NioNio의 성적을 비교 분석했다. NioNio의 승률은 평균치보다 10표준편차나 높은 수치였다. 조셉은 이 승률을 가리켜 며칠 연속으로 엄청난 확률의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일어나기 어려운 확률이라고 평가했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의심스러운 계정들이 사용자 이름을 자유롭게 바꾸며 추적을 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특정 유저와 몇 번 판을 벌인 뒤 계정을 버리고, 새로 만든 계정으로 바꿔 들어오는 방식을 취했다.

유령 계정과 가짜 VIP의 실체

얼티밋벳을 운영하는 토퀴로 엔터프라이즈는 2008년 1월 12일 플레이어들의 제보를 받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약 다섯 달이 지난 5월 29일, 회사는 공식 발표를 통해 NioNio를 포함한 일부 계정이 시스템 내부 코드에 접근해 승부를 겨루는 동안 상대방의 홀 카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인정했다.

토퀴로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폴 레깃은 인터뷰에서 이들 계정이 보안 시스템을 피하려고 VIP 포커 프로 프로필을 등록해 두었다고 밝혔다. 보안 검색을 우회한 덕분에 빠른 인출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회사는 2006년 10월 토퀴로에 사업을 넘기기 전, 이전 소유주 밑에서 일했던 인물들이 무단 소프트웨어 코드를 이식했다고 주장했다.

소유권의 안개 속에 숨은 거래

얼티밋벳의 소프트웨어는 1990년대 후반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ieLogic이라는 업체가 개발했다. 이후 2004년 봄, ieLogic은 해당 도박 소프트웨어를 캐나다 신생 기업인 엑스캡사 소프트웨어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엑스캡사는 2006년 런던 증권거래소 대안투자시장에 상장하며 시가총액 약 3억 9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서류에 명시된 지분 40퍼센트는 신원 미상의 수혜자들로 구성된 위탁 신탁과 경영진이 나누어 가진 상태였다.

2006년 10월, 미국 내 금융기관이 인터넷 도박 운영자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자 엑스캡사는 자산을 몰타 법인인 블래스트오프로 급히 넘기고 상장을 폐지했다. 그 직후 토퀴로가 얼티밋벳과 앱솔루트포커의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선언했으나 인수 조건이나 구체적인 거래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겨진 손실과 정리되지 않은 계좌

유저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칸나와케 게이밍 커미션은 뉴저지주 카지노 규제당국 출신의 프랭크 카타니아를 독립 조사관으로 선임해 소프트웨어와 내부 임직원에 대한 정밀 감사를 맡겼다.

그러나 피해를 본 수많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실을 입증할 기록조차 얻지 못했다. 유타주의 플레이어 대니얼 카도시처럼 수천 달러를 잃고도 환급 요청을 처리받지 못한 이들이 남았다. 토퀴로와 연계된 엑스캡사를 상대로 75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되었지만, 법적 구제 수단이 불투명한 해외 카지노 사이트의 특성상 손실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